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전 꽤 일본어를 많이 접하고 많이 쓰는 편입니다. 워낙 오래 전부터 배우기도 했고, 취미가 이쪽 계열이라 사용하는 빈도수도 높죠. 일본 쪽과 일을 하기 시작한 다음부터는 하루에 한국어로 쓰는 글이 절반, 일어로 쓰는 글이 절반이 될 정도로 많이 사용하고 있고요.
현재는 일/한 번역은 물론 가능하고, 한/일 번역도 무리없이 되는데다 수없이 출장과 여행을 다녀도 회화가 문제없이 통해서, 더 공부하지 않아도 이걸로 괜찮지 않나? 라고 자만하고 있던 감정이 솔직히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일어로 연락을 주고받은 초면의 상대분으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일본어로 쓴 문면이 이상해서, 많이 어색하게 느껴진다는……
일본 쪽과 거래하면서 그동안 천 명을 훨씬 뛰어넘는 다수의 판매자를 상대해왔지만, 이러한 충고를 들었던 것은 처음이라 (솔직히 처음 돌아온 답신은 더 충격적인 얘기였습니다) 그 순간 잠이 확 달아나더군요. 그래서 처음 보냈던 copy&paste의 문장을 정중하게 다시 손으로 고쳐쓰고, 혹시 이번에도 이상한 부분이 있으면 개탄없이 고쳐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이야기하면서요.
그리고 방금 전 답신이 돌아왔습니다. 이번에 투고한 문장은 확실히 알아듣기 쉽고 좋은 문장이었다는 칭찬도 있었지만, 그 문장을 다시 이 분께서 고쳐주셨는데, 수정된 문장의 유창함과 부드러움이 제가 쓰는 것과는 확실히 질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절감하게 되었네요.
제 일본어는 실전에서 배워 익힌 일본어로, 기본적인 문법과 어휘 공부 이외에 일문과에 다니거나 현지인 교사로부터 정식으로 배운 정통 일본어는 아닙니다. 물론 의사소통에는 문제가 없고, 오히려 일본의 인터넷 세대, 즉 10대나 20대와는 더 부드럽게 통하기도 했던 일본어였지만, 당장 나이가 있으신 분과 대화를 해보니까 이렇게도 고칠 부분이 많네요.
한국으로 따지면 외국인이 커그체 정도를 쓰면서 십수년간 그쪽과 통신을 해 온 셈인데…… 이걸 지금까지 모르고 있었다니 참 부끄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더 나아질 여지가 있다는게 기쁘기도 하고 그러네요.
인생은 평생 배워나가는 일의 연속이라는데, 제가 지나치게 자만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더 공부하고, 더 정진해야겠네요 ^^
# by 엘봉사 | 2008/08/04 01: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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